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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책

햄넷 영화 (셰익스피어 아들, 모티브, 제작 비화)

by 시네북러 2026. 3. 12.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은 사실 덴마크 왕자 '암레스(Amleth)'의 이름 철자를 재배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원작 소설가 매기 오패럴은 1989년 영문학 수업 중 또 다른 가설을 접했습니다. 셰익스피어에게는 11살에 요절한 아들 '햄넷(Hamnet)'이 있었고, 그의 사망 7년 후 희곡 '햄릿'이 출간되었다는 점, 그리고 16세기 말~17세기 초 기록에서 두 이름이 혼용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겁니다. 저 역시 이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 "셰익스피어의 가족사가 작품에 이런 식으로 투영될 수 있구나"라는 점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 셰익스피어 햄넷과 희곡 햄릿의 연결고리

영화 '햄넷'은 팩션(Faction) 장르입니다. 여기서 팩션이란 사실(Fact)과 허구(Fiction)를 결합한 창작 방식을 의미합니다. 즉,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바탕으로 하되 작가의 상상력으로 서사를 재구성하는 거죠.

매기 오패럴은 셰익스피어 전문 연구에서 스티븐 그린블랫의 저서에서 결정적 문장을 발견합니다. "햄넷과 햄릿은 사실 같은 이름이다. 당시 스트랫퍼드 기록 문서에서 보통 혼용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이 대목을 알았을 때 든 생각은, 아버지가 어린 아들을 잃은 슬픔을 예술로 승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실제로 영화는 이 가설을 중심으로 셰익스피어 부부의 결혼 생활, 아이들의 성장, 그리고 햄릿의 죽음 전후를 세밀하게 그려냅니다.

흥미로운 건 영화 속에서 셰익스피어가 런던에서 극작가로 활동하며 가족과 떨어져 지낸다는 설정입니다. 저는 이 부분이 당시 예술가의 삶과 가정 사이의 갈등을 현실적으로 보여준다고 느꼈습니다. 햄넷은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용감해져라."는 말을 듣고 런던으로 떠나보냅니다. 나중에 감독 클로이 자오는 메이킹 필름에서 폴 메스칼(셰익스피어 역)이 쉬는 시간에 햄넷 역의 아역배우 자코비 주프에게 실제로 "용감해져라."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고 이 장면을 극중에 삽입했다고 밝혔습니다([출처: 나무위키 햄넷 항목](https://namu.wiki/w/%ED%96%84%EB%84%B7)).

## 영화의 모티브와 제작진 구성

이 영화의 제작진 구성은 상당히 독특합니다. 영국의 대표적 문호인 셰익스피어를 다루는 작품임에도, 주연 배우들과 감독 모두 영국인이 아닙니다. 제시 버클리(아내 앤 해서웨이 역)와 폴 메스칼(셰익스피어 역)은 아일랜드 출신이고, 감독 클로이 자오는 중국 출신입니다. 제작진 상당수는 폴란드 출신이죠. 제시 버클리는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이 점을 유머러스하게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두 주연 배우는 2021년 영화 '로스트 도터(The Lost Daughter)'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뒤 4년 만에 재회했습니다. 공교롭게도 클로이 자오는 제78회 베니스 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로스트 도터'를 심사했던 인연이 있어, 세 사람의 만남은 어쩌면 필연처럼 느껴집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인연이 작품의 완성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메이킹 필름을 보면 셰익스피어 가족을 연기한 배우들(주연 배우 및 3명의 아역 배우)이 촬영 현장에서 정말 가족처럼 장난치고 웃으며 친하게 지낸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평이 긍정적인 건 아닙니다. 셰익스피어 연극의 대가 중 한 명인 이안 맥켈런은 "잘 이해가 안 간다"는 평을 내렸습니다. 저 역시 영화를 보면서 이야기의 흐름이 다소 느리고 철학적인 대사가 많아 일반 관객에게는 다가가기 어려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영화 제작 비화와 반응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흐르는 배경음악은 막스 리히터(Max Richter)가 작곡한 'On the Nature of Daylight'입니다. 여기서 막스 리히터는 독일 출신 영화 음악가로, 미니멀리즘 음악의 대표적 작곡가입니다. 쉽게 말해 미니멀리즘이란 최소한의 음악적 요소로 반복과 변주를 통해 깊은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이 곡은 '셔터 아일랜드', '컨택트', '디스커넥트', '토고' 등 여러 영화와 드라마, '핸드메이즈 테일'에도 사용되었습니다. 저는 이 음악이 영화의 슬픔을 더 극대화했다고 느꼈습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이 영화를 보면서 펑펑 울었다고 밝혔고, 테런스 맬릭 역시 재미있게 봤다고 전했습니다([출처: 나무위키 햄넷 항목](https://namu.wiki/w/%ED%96%84%EB%84%B7)). 거장들의 이런 반응은 영화가 단순한 역사 재현이 아니라 인간의 슬픔과 상실을 보편적으로 다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2025년에는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애니메이션 '끝이 없는 스칼렛'도 햄릿을 각색한 작품으로 개봉했습니다. 한 해에 햄릿을 원전으로 한 영화 두 편이 서로 다른 국가에서 나온 겁니다. 북미 개봉일 기준으로는 2주밖에 안 되는 짧은 기간을 두고 개봉했죠. 저는 이 점이 햄릿이라는 원작이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강력한 문화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부모가 자식을 잃는 슬픔을 어떻게 예술로 승화하는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남은 가족들은 어떻게 상처를 치유하는가였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바는 아니지만, 영화는 이런 보편적 감정을 매우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다만 영화의 무거운 분위기와 긴 러닝타임, 철학적 대사는 일부 관객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솔직히 저도 중간에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셰익스피어라는 거장의 인간적인 면모와 그의 작품이 탄생한 배경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시각을 제공합니다. 예술가의 삶과 작품 사이의 관계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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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namu.wiki/w/%ED%96%84%EB%84%B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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